골로새서 1장 배경지식: 로마 아시아의 혼합 신앙 속에서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충만

골로새서 1장은 바울 서신 가운데서도 그리스도의 주권과 충만을 가장 밀도 있게 선포하는 장이다. 골로새는 에베소나 라오디게아처럼 큰 중심 도시는 아니었지만, 로마 제국의 아시아 속주 안에서 여러 문화와 종교가 교차하던 프리기아 지역의 도시였다. 유대인 공동체, 헬레니즘 철학, 지역 민속 종교, 천사와 영적 세력에 대한 관심이 뒤섞인 환경에서 골로새 교회는 그리스도를 믿으면서도 추가적인 영적 보호나 특별한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유혹을 받을 수 있었다. 바울은 그런 배경 속에서 복음의 열매, 성도의 지식, 그리스도의 형상, 십자가의 화해, 사도의 고난을 한 흐름으로 엮어 교회를 세운다.

골로새 교회는 바울이 직접 세운 교회라기보다 에바브라의 사역을 통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에바브라는 골로새 사람들을 위해 수고한 신실한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언급된다. 이것은 에베소를 중심으로 한 바울의 선교가 주변 도시와 계곡 지역으로 퍼져 나갔음을 보여 준다. 리쿠스 계곡의 골로새, 라오디게아, 히에라볼리는 지리적으로 가까웠고, 상업과 교통, 종교적 영향도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골로새서의 인사는 한 지역 교회만이 아니라 주변 교회 네트워크 전체를 염두에 둔 목회적 편지의 성격을 갖는다.

바울은 골로새 성도들의 믿음과 사랑과 소망에 감사한다. 여기서 믿음, 사랑, 소망의 삼중 구조는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복음의 열매를 설명할 때 자주 사용한 기본 틀이다. 골로새 성도들은 그리스도 예수 안의 믿음을 가지고, 모든 성도를 향한 사랑을 보이며, 하늘에 쌓아 둔 소망 때문에 현재의 삶을 견딘다. 로마 세계에서 안전과 번영은 도시의 후원자, 황제 숭배, 가문의 네트워크에 의해 보장되는 것처럼 보였지만, 바울은 성도의 정체성이 하늘의 소망과 복음의 진리 위에 세워져 있다고 말한다.

복음이 “온 천하에서 열매를 맺고 자란다”는 표현은 제국적 선전과도 대조된다. 로마 제국은 자기 질서가 세계에 평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했지만, 바울에게 참된 확장은 황제의 군사력이나 행정망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복음이 사람들 가운데 열매를 맺는 사건이다. 골로새는 작은 도시였지만, 그곳의 교회는 세계 복음 운동의 한 부분이었다. 이 관점은 지역 교회가 작거나 주변부에 있어도 하나님의 구속사 안에서는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바울의 기도는 지식과 삶을 분리하지 않는다. 그는 성도들이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으로 채워지고, 모든 신령한 지혜와 총명으로 주께 합당하게 행하기를 구한다. 골로새의 문제는 단순히 지식이 많거나 적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지식이 교회를 지배하느냐의 문제였다. 당시 종교 환경에는 신비한 계시, 금욕적 훈련, 천상 존재에 대한 추측, 영적 단계에 대한 관심이 존재했다. 바울은 참된 지식이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알고, 선한 일의 열매와 인내와 감사로 나타나는 지식이라고 밝힌다.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어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다”는 말은 출애굽과 왕국의 이미지를 함께 떠올리게 한다. 고대 세계에서 권세와 영역은 도시, 신전, 왕, 군대의 보호 아래 이해되었다. 바울은 성도가 더 이상 어둠의 권세 아래 있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의 아들의 통치 아래 옮겨진 백성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내면의 위로만이 아니라 실제 주권의 전환이다. 골로새 성도들은 지역 영적 세력이나 제국의 위엄보다 더 큰 왕권 아래 살아간다.

15절부터 이어지는 그리스도 찬가는 골로새서 1장의 중심이다. 그리스도는 “보이지 아니하는 하나님의 형상”이며 “모든 피조물보다 먼저 나신 이”로 불린다. 이 표현은 그리스도가 피조물 중 하나라는 뜻이 아니라, 창조 전체에 대한 으뜸권과 상속권을 지닌 분이라는 뜻으로 읽어야 한다. 유대 지혜 전통과 창조 신학의 언어가 여기서 그리스도께 집중된다. 하나님을 볼 수 없는 인간에게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참 형상이며, 창조의 목적과 질서를 드러내는 분이다.

바울은 만물이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리스도를 위하여 창조되었다고 말한다. 특히 “왕권들이나 주권들이나 통치자들이나 권세들”이라는 표현은 보이지 않는 영적 세력과 우주적 권세에 대한 당시의 관심을 배경으로 한다. 골로새의 성도들이 천사나 영적 중개자를 두려워하거나 의지해야 한다고 느꼈다면, 바울의 대답은 단호하다. 그 모든 권세는 그리스도보다 위에 있지 않으며, 오히려 그리스도의 창조와 통치 아래 있다. 교회는 보조적인 영적 장치를 더할 필요가 없다.

그리스도는 또한 교회의 머리이시며 죽은 자들 가운데서 먼저 나신 이다. 창조의 으뜸권과 부활의 으뜸권이 한 인물 안에서 만난다. 바울에게 교회는 단순한 종교 모임이 아니라 새 창조의 공동체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개인의 종교적 경험을 넘어, 죽음의 질서가 무너지고 새로운 세계가 시작되었다는 표지다. 그러므로 골로새 교회가 붙들어야 할 중심은 특수한 의식이나 금욕 규칙이 아니라, 죽음에서 살아나신 교회의 머리 그리스도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충만으로 예수 안에 거하게 하셨다”는 표현은 골로새서 전체의 논쟁을 이해하는 열쇠다. 만일 골로새의 거짓 가르침이 그리스도 외에 더 충만한 영적 경험이나 중개자를 요구했다면, 바울은 하나님의 충만이 이미 그리스도 안에 거한다고 선언한다. 충만은 신비한 계급이나 천상 존재들의 분배물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화해를 이루신 그리스도 안에 있다. 이것은 개혁주의와 복음주의 전통이 강조해 온 그리스도 중심성과도 맞닿아 있다.

화해의 수단은 추상적 철학이 아니라 “그의 십자가의 피”다. 로마 세계에서 십자가는 수치와 처벌의 상징이었지만, 바울은 바로 그 십자가가 하늘과 땅의 만물을 화목하게 하는 하나님의 방식이라고 말한다. 골로새 성도들은 전에는 악한 행실로 하나님과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이제 그리스도의 육체의 죽음으로 하나님 앞에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사람으로 세워진다. 십자가는 영적 불안에 대한 임시 처방이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과 창조 질서를 새롭게 하는 화해의 중심이다.

바울은 이 복음 위에 굳게 서라고 권면한다. “만일 너희가 믿음에 거하고 터 위에 굳게 서서”라는 말은 골로새 교회가 다른 영적 제안들에 흔들리지 않아야 함을 보여 준다. 복음의 소망에서 옮겨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당시 종교적 혼합주의는 예수를 부정하기보다 예수에 무언가를 더하라고 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바울은 그리스도의 충만과 십자가의 화해가 충분하기 때문에, 성도들이 다른 중개자나 규칙으로 복음의 중심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마지막 부분에서 바울은 자신의 고난과 사역을 설명한다. 그는 교회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한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속죄 고난이 부족하다는 뜻이 아니다. 바울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섬기는 사도로서, 복음이 이방인에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반드시 따르는 고난을 자기 몸에 감당하고 있다. 고대 사회에서 감옥과 고난은 수치였지만, 바울은 그것을 교회를 위한 사도의 봉사로 해석한다.

바울이 말하는 “비밀”은 엘리트만 아는 숨겨진 주문이 아니라, 이제 성도들에게 공개된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다. 그 비밀은 “너희 안에 계신 그리스도, 곧 영광의 소망”이다. 이방인 골로새 성도들 안에 그리스도가 계신다는 사실은 구약의 약속과 유대 묵시적 기대가 그리스도 안에서 열방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 준다. 골로새 교회는 주변부 이방 도시의 작은 공동체였지만, 그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의 소망을 품은 백성이 되었다.

골로새서 1장은 그래서 교회가 영적 불안과 혼합 신앙의 압력 속에서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말한다. 복음은 이미 열매를 맺고 자라고 있으며, 성도는 흑암에서 아들의 나라로 옮겨졌고, 그리스도는 창조와 새 창조의 머리이시며, 하나님의 모든 충만은 그분 안에 있다. 십자가의 화해가 성도를 하나님 앞에 세우고, 사도의 고난은 교회를 위한 복음의 봉사가 된다. 오늘의 독자도 이 장을 통해 예수에 무언가를 더해야 안전하다는 불안에서 벗어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충만과 화해와 소망을 다시 붙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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